그렇게 타임스퀘어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북쪽으로 향했다.
나는 여행할 때 잘 안먹는데, 행복해서 그런 것인지 뭔가를 먹을 생각이 잘 안 나서, 여행할 때 살이 잘 빠진다.
이왕에 왔으니 센트럴파크에 발은 닿아봐야 하니까 조금 힘들어도 갔다.
추울 때라 파릇파릇한 파크는 아니었지만, 정말 이뻤다.
마음 같아서는 센트럴파크 전체를 다 둘러보고 싶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없다.
오고싶었던 뉴욕이라 볼 곳, 갈 곳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장난감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다가 다시 움직였다.
걷다 보니 록펠러 빌딩도 나오고, 트럼프 빌딩도 나오고, 구글지도에 찍어뒀던 곳들이 많이 나왔다(그런데 MoMa는 못 봤다ㅠㅠ).
정말 너무 좋았다.
휴대폰이 없어서 제대로 담지 못한 게 너무 아깝다(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걷다가 카페가 보여서 들어가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라테를 시키고, 라떼를 마시면서 맨해튼 걷기는 계속 됐다.
걷다 보니 Empire State Building이 나와서 입구를 찾아 들어가 금액을 지불하고 들어갔다.
왔으니까 끝까지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102층까지 갔다.
여기가 내가 오고 싶었던 뉴욕이구나!! 사진으론 담기 어려우니 내 눈에 담아 가자!!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바라보았다.
장난감 카메라가 다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계속 담았다.
저기가 월스트릿이구나! 저기가 센트럴파크구나! 저기가 호텔이겠구나! 라며 계속 감탄했다.
여기를 오지 않았다면 어쩔 뻔했나 싶다.
맨해튼에는 여러 전망대가 있지만, 상징적인 이곳에 잘 온 듯하다.
기념품을 몇 개 구입하고 나오니 배가 고팠는데, 이게 무슨 일? 한글이 보였다.
길 따라 걷는데, 여기가 한인타운이었다.
북창동 순두부, H마트, 고려서점, 뚜레쥬르, 종로상회 등 반가운 간판들이 많았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북창동 순두부에 들어가 해물 순두부를 먹었다.
맛있었다. 반찬도, 밥도, 순두부도... 물도, 숭늉도...
다 먹고 나와서 H마트에서 둘러보다가 브로드웨이를 따라 브라이언트 파크를 지나 호텔 주변 편의점에서 과일도시락, 메가밀리언, 파워볼, 즉석복권을 구입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인스타그램을 깔아 어제오늘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공유하고, 동생에게 휴대폰 분실신고를 부탁하고, 휴대폰 찾기를 해서 휴대폰 위치를 발견 후 분실 조치를 했다(댈러스에 휴대폰이 있었다).
연락을 하지 못했던 지인들과 연락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첫째 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DAY-3
뉴욕에서의 셋째 날이다.
어제 계속 머릿속에 지도를 그렸고, 실제로 종이에도 지도를 그려 오늘 갈 곳을 표시하고 나섰다.
알고 보니 호텔에 조식이 있어서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뉴욕 지도를 받아서 나갔다.
어제는 북쪽, 오늘은 남쪽으로 향했다.
날이 흐리고,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가랑비가 흩날리는 날이어서 조금 추웠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점퍼를 입지 않고 나왔는데, 이건 내 판단 미스였다.
서쪽 남쪽으로 향했다.
하이라인을 타고 베슬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휴대폰이 없으니 길을 몰라서 그저 걸었다.
비는 조금씩 내리고 조금 쌀쌀했지만, 그래도 버틸만했다.
잠시 뉴요커처럼 걸었다.
어찌 걷다 보니 하이라인 올라가는 계단 같은 게 보였고, 올라갔더니 하이라인이 맞았다.
계속 길을 따라 걸었다.
정말 이쁜 건물도 많고, 건축물도 많았다.
베슬은 보이지 않았다.
허드슨강과 붉은 별돌을 보며 걸었다.
여기가 정말 뉴욕이구나!! 를 또 한 번 깨닫는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줄지어 가고 있었고, 나는 급한 성격 탓에 빠르게 앞질러 갔다.
좋아 보이는 건물들이 계속 옆으로 지나갔다(한국에 와서 뉴욕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니 엄청 부자들이 사는 곳이었다).
첼시마켓을 가서 랍스터를 먹으려고 했는데, 도대체 여기가 첼시마켓인지 어딘지를 모르겠더라.
그래서 그냥 하이라인 끝까지 걸었다.
그리고는 허드슨강을 따라 계속 걷고 뉴요커처럼 뛰었다.
이렇게 계속 가면 Wall st.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옆으로는 높은 고층 빌딩들이 보인다.
이제 거의 다 왔나 보다.
원래는 메모리얼파크, 월드 트레이드 센터? 등을 다 가보려고 했지만, 어디가 어딘지를 몰랐다.
그래서 그냥 돌진하는 소로 향했다.
왜냐면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돌진하는 소에서 그곳과 뿔을 만지고, 월스트릿으로 향했다.
배가 너무 고프고, 추워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와서 다시 움직였다.
오늘 일정은 브루클린 다리를 걸어서 갔다 오는 것까지 있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브로드웨이를 따라 걷다가 모마 디자인 스토어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맘에 드는 굿즈들을 샀다.
마음 같아서는 더 많이 사고 싶었지만, 돈이 얼마 남아있는지 몰라서 몇 가지만 샀다.
소호를 지나고, 가려고 찍어뒀던 아이스크림 박물관도 지나고, 뉴욕대학교도 지났다.
먹은 게 없으니 배가 고프고, 배가 고픈 것을 지나 어지러워서 앞에 보이는 웬디스버거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건 정말 맛이 없었다.
그저 생존을 위한 음식이었다.
다 먹고 나와서 레고에 들어가 열쇠고리 2개를 구입하고, 브로드웨이를 따라 호텔로 왔다.
더 보고 싶었지만, 몸이 너무 안 좋았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호텔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허드슨강 페리 선착장이 있는 거다.
여기까지 왔는데, 자유의 여신상은 봐야지!! 하며 가까운 선착장을 갔더니 저녁 7시에 페리가 있단다(당시 시간은 4시 정도였다).
다른 페리를 가보라고 해서 옆에 있는 곳을 갔다.
이 페리는 배터리 파크를 지나, 뉴저지주 어딘가를 가는 거였다.
그런데 흐리고 안개가 짙게 깔린 탓에 자유의 여신상을 지나갔지만 보지를 못했다.
아까웠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어쩔 수 없지 뭐..
선착장에 파는 고소한 팝콘을 사서 먹으며 호텔로 가는 길에 스테이크 레스토랑이 있었다.
뉴욕에 왔으면 뭐다? 스테이크는 먹어야지!!
유명한 레스토랑은 아니었지만, 일단은 들어갔다.
크기가 아주아주 컸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내 위가 작아져서일까?
반밖에 못 먹었다.
고구마튀김은 맛있었다.
포장해왔지만 먹지 않았다.
다시 이것저것 찍은 사진들을 인스타에 올리고 지인들과 연락도 하고, 뉴욕 관련 유튜브도 보고, 구글지도를 확인했다.
장난감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스타에 어떻게 올렸냐면, LCD화면을 아이패드로 찍어서 올렸다.
이렇게 셋째 날도 마무리되었다.
DAY-4
집에 가는 날이다.
42번가 무지 매장 앞에서 9시에 샌딩 하기 위해 빨리 움직였다.
호텔에 파는 과일 도시락을 먹고, 샌딩 장소로 향했다.
어제 익혀두었던 길로 걸었다.
조금 기다리니 차가 왔다.
내가 첫 번째라 맨 앞자리에 타서 뉴욕의 모든 곳을 보며 공항으로 향했다.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계속 생각해야 하고, 남과 비교하며 내가 너무 부족하기에 이렇게 살고 싶지 않고 낙담했었는데, 뉴욕은 내가 어떤 사람이건 나는 내 삶이 있고 내 삶대로 살면 된다는 말을 듣고 이민이 너무 오고 싶었다.
방법이 뭐가 있을까?
온다고 해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과 함께 공항에 도착했다.
조금 걸렸지만 출국심사를 하고, 2시간 정도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이착륙 비행기를 보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미국은 비행기라는 이동수단이 나라와 나라가 아닌, 지역과 지역 간의 이동이고, 오래되다 보니 JFK공항이 인천공항에 비해 낮아서 코 앞에서 내가 타고 갈 비행기가 보였다.
인천에서는 비행기를 내려다봐서 그런지 B747-8i가 거대해 보였는데, 뉴욕에서는 그냥 친근한 돌고래 같았다.
공항에서도 과일 도시락을 사 먹고, 간단한 기념품 구입 후 탑승해서 15시간 비행 후 한국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시아 외국인들이 너무 많았다. 아... 눕코노미는 못했다.
인천-부산 비행기 예약을 못해서 버스틑 타고 왔어야 하는데, 인천-거제 버스는 다음날까지 다 매진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인천공항-김포공항-고속버스터미널-남부터미널-거제 이 과정을 거쳐서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했다.
짧았지만 맘이 힘들기도 했고, 너무 좋기도 한 여행이었다.
기회가 생긴다면 돈을 더 많이 벌어서 최소 5박 이상으로 휴대폰 지참에서 다시 뉴욕에 가야겠다.
아름답고 멋진 뉴욕 사진을 제대로 담아야 겠다.(나는 사진에 진심인 사람!!)
집에 도착한 게 3주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뉴욕병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유튜브, 글을 찾아본다.
나 같은 솔로에 도시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뉴욕이 정말 정말 좋은 곳일 것이다.
뉴욕여행!!! 조만간 제대로 다시 간다!!!
일단 한국에서의 내 삶을 살자!!!